감기로 병원에 갔는데 영수증 항목이 7개였다 — 하나씩 찾아봤다
목이 아파서 동네 이비인후과에 갔습니다. 진료 시간 5분. 수납하고 나왔는데 진료비가 12,400원이었습니다. 5분에 12,400원이면 시급 148,800원인데, 의사가 그렇게 버는 건 아닐 테고 — 이 금액이 어떻게 나온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수납할 때 같이 받은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펼쳐봤습니다.
영수증에 찍힌 7개 항목
진찰료 5,160원
검사료 8,200원
투약료 3,100원
처치료 2,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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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본인부담 12,400원
급여 공단부담 30,460원
비급여 0원
내가 낸 돈은 12,400원인데, 건강보험공단이 30,460원을 대신 내줬습니다. 실제 진료비 총액은 42,860원. 내가 낸 건 전체의 29%였습니다.
5분 진료에 4만원이 넘는다는 게 처음에는 비싸게 느껴졌는데, 이 안에 검사 비용까지 포함된 거라 항목을 뜯어보면 납득이 됩니다.
각 항목이 뭔지 찾아본 것
진찰료 5,160원 — 의사가 환자를 보는 행위에 대한 비용. 초진(처음 방문)이 재진(같은 병으로 다시 방문)보다 비쌉니다. 이 금액은 건강보험 수가표에 정해져 있어서 같은 등급 병원이면 전국 동일합니다. 의원(동네 병원)이 가장 저렴하고,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순으로 올라갑니다.
검사료 8,200원 — 내시경으로 목을 들여다보는 비용이었습니다. "후두내시경"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이라 30%만 부담했습니다. 만약 의사가 "환자분이 원하시면 해볼까요?" 식으로 권유한 검사였다면 비급여가 되어 전액 부담이었을 수 있습니다. 같은 검사인데 의학적 판단이냐 환자 요청이냐에 따라 보험 적용이 갈린다는 걸 이때 알았습니다.
투약료 3,100원 — 처방된 약의 비용. 병원에서 직접 약을 준 게 아니라 처방전을 받아서 약국에 갔으니, 이건 처방 행위 자체에 대한 비용인 것 같습니다.
처치료 2,400원 — 목에 약물 분무 처치를 받았는데 그 비용. 의사가 추가 설명 없이 "입 벌리세요" 하고 뿌렸던 그것.
동네 의원에 간 게 다행이었던 이유
영수증을 조사하다가 알게 된 건데, 같은 급여 항목이라도 병원 등급에 따라 본인부담 비율이 다릅니다.
| 병원 등급 | 본인부담 비율 |
|---|---|
| 의원 (동네) | 30% |
| 병원 | 40% |
| 종합병원 | 50% |
| 상급종합병원 | 60% |
같은 감기인데 서울대병원에 갔으면 본인부담이 60%. 12,400원이 아니라 약 25,700원을 냈을 겁니다. 경증 질환은 동네 의원이 저렴한 이유가 단순히 "진찰료가 싸서"가 아니라 부담 비율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비급여가 0원이었던 이유
이번 진료에서는 비급여 항목이 없었습니다. 전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이었기 때문입니다.
비급여가 발생하는 경우는 — MRI(일부), 도수치료, 상급 병실료, 미용 목적 시술 같은 것들.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공단이 가격을 통제하지 않아서 병원마다 가격이 다릅니다. 같은 도수치료가 A 정형외과에서 5만원, B에서 12만원일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병원별 비급여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비싼 비급여 진료를 받기 전에 한번 검색해보면 같은 시술에 몇만원 차이 나는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5분 진료, 43,000원
5분 진료에 총 42,860원. 처음에는 비싸다고 느꼈는데, 내역을 뜯어보니 검사(내시경), 처치(약물 분무), 약 처방이 포함된 금액이었고, 실제로 내 주머니에서 나간 건 12,400원(29%)이었습니다.
영수증을 읽기 전과 후에 같은 금액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앞으로는 병원비가 "왜 이렇게 나왔지?" 싶을 때 세부내역서를 한번 펼쳐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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