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아메리카노를 직접 만들어보고 카페 영수증과 비교했다

#카페#아메리카노#원가#커피#소비

"아메리카노 원가가 500원도 안 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궁금했습니다. 진짜 그런가? 직접 만들어보면 알겠다 싶어서, 커피 원두를 사서 실제로 해봤습니다.


재료비 계산

마트에서 원두 500g을 18,000원에 샀습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보다 좋은 건 아니고, 카페에서 쓰는 것과 비슷한 등급의 원두입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원두가 약 18g 들어갑니다. (카페에서 보통 에스프레소 더블샷 기준)

  • 원두: 18,000원 ÷ 500g × 18g = 648원
  • 종이컵+뚜껑 (10개입 1,500원): 150원
  • 정수 물: 거의 0원
  • 전기 (에스프레소 머신 대신 모카포트 사용): 거의 0원

재료비 합계: 약 800원.

매장용 원두를 대량 구매하는 카페는 kg당 10,000~18,000원에 매입합니다. 그러면 잔당 원두값은 180~324원. 마트에서 소량으로 사는 것보다 훨씬 쌉니다.

카페 기준 재료비를 다시 추정하면:

  • 원두: 약 300원
  • 컵+리드+홀더: 100~150원
  • 물, 얼음, 전기: 50~80원
  • 잔당 재료비: 약 450~530원

4,500원 중 재료비가 500원 안팎. 나머지 4,000원은 뭘까.


4,000원이 가는 곳

카페 사장이 벌어가는 게 아닙니다. 이 4,000원은 대부분 고정비에 흡수됩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지인에게 물어봤습니다. 서울 25평 카페 기준 월 고정비가 대략 이 정도라고 합니다.

항목월 비용
임대료300만원
인건비 (2명)420만원
부가세·카드수수료·공과금80만원
기타 (소모품, 감가상각 등)50만원
월 고정비 합계약 850만원

하루 평균 120잔을 판다면, 한 달 30일 기준 3,600잔. 잔당 고정비는 850만 ÷ 3,600 = 약 2,360원.

잔당 정리:

  • 재료비: 500원
  • 고정비 배분: 2,360원
  • 부가세: 409원 (4,500원의 내포 부가세)
  • 남는 돈: 약 1,230원

이게 순이익이라기보다 예비비 + 이윤입니다. 기계가 고장 나거나, 비수기에 120잔이 안 나오면 이 마진은 쉽게 사라집니다.


사이즈업 500원이 남기는 것

톨에서 그란데로 사이즈업하면 500원을 더 냅니다. 에스프레소 샷은 보통 동일하고, 추가되는 건 물(또는 우유)과 큰 컵. 추가 원가는 60~80원.

500원 중 80원이 원가고 420원이 마진입니다. 카페 입장에서 사이즈업은 가장 수익성이 좋은 메뉴이고, 이걸 권유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집 커피 vs 카페 커피, 한 달 비교

한 달 동안 평일 출근 전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사마시면: 22일 × 4,500원 = 99,000원. 집에서 만들어서 텀블러에 가져가면: 22일 × 800원 = 17,600원.

차이: 월 81,400원. 연간 약 98만원.

이 숫자를 보고 나서도 카페를 간다면, 그건 커피값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 바리스타가 만들어주는 맛, 출근 전 루틴에 돈을 쓰는 것이라는 걸 이번에 체감했습니다. 원가로만 따지면 말이 안 되는 가격인데, 사람들이 계속 사먹는 이유가 원가 밖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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