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주유 영수증을 모아서 세금만 따로 계산해봤다

#주유소#유류세#기름값#세금#자동차

작년 1월부터 주유 영수증을 모았습니다. 처음에는 유가 변동이 궁금해서 시작했는데, 12월까지 모으고 나니 총 26장이 쌓였습니다. 2주에 한 번 정도 주유한 셈.

영수증에는 리터당 단가, 주유량, 총액이 찍혀 있습니다. 여기서 세금을 역산하면 내가 1년 동안 기름값으로 얼마를 내고, 세금으로 얼마를 냈는지 분리할 수 있습니다.


기름 1리터의 세금 구조

역산을 하려면 먼저 세금 구조를 알아야 했습니다. 휘발유 기준으로 리터당 붙는 세금은 이렇습니다.

  • 교통·에너지·환경세: 529원 (고정)
  • 교육세: 79.35원 (교통세의 15%)
  • 주행세: 137.54원 (교통세의 26%)
  • 수입부과금·품질검사비: 약 34원
  • 부가세: 위 전체 + 원유가격의 10%

고정 세금만 합쳐도 리터당 약 780원. 여기에 부가세가 전체 금액의 10%로 붙으니, 리터당 세금 총액은 900~950원 수준.

핵심은 교통세·교육세·주행세가 정액이라는 점입니다. 기름값이 오르든 내리든 이 금액은 변하지 않습니다. 기름값이 1,500원일 때나 1,800원일 때나 이 세금은 동일. 기름값이 쌀수록 세금 비율이 높아지고, 비쌀수록 비율은 낮아지지만 절대 금액은 같습니다.


26장의 영수증 분석

26장의 영수증을 정리하면:

구분금액
연간 총 주유량약 1,180리터
연간 총 주유비1,947,000원
이 중 세금(추정)약 1,090,000원
세금 비율56%

195만원 중 109만원이 세금이었습니다. 반 이상.

월평균으로 나누면 주유비 약 162,000원, 세금 약 91,000원. 매달 9만원씩 세금을 내고 있었는데, 체감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주유소에서 "기름값 비싸다"고 느낄 때, 그 비싼 느낌의 절반은 세금이었습니다.


셀프 주유소 차이도 확인해봤다

26장 중 셀프 주유소가 18장, 풀서비스가 8장이었습니다. 같은 달에 셀프와 풀서비스를 번갈아 이용한 경우도 있어서, 리터당 차이를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평균 차이는 리터당 약 70원이었습니다. 1,180리터 전부를 셀프에서 넣었다면 연간 82,600원을 아낀 셈. 매달 약 7,000원. 대단한 금액은 아니지만, 하는 일은 그냥 셀프로 넣는 것뿐이니 노력 대비 효과는 나쁘지 않습니다.

이 차이는 세금이 아니라 인건비와 마진의 차이입니다. 셀프든 풀서비스든 세금은 동일합니다.


세금에 세금이 붙는 구조

분석하면서 가장 이상하다고 느낀 부분이 있습니다. 교통세 위에 교육세와 주행세가 붙고, 이 전부를 합친 금액에 부가세 10%가 또 붙습니다. 세금에 세금을 매기는 구조.

이걸 이중과세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고, 정부는 각각 목적이 다른 별개의 세금이라는 입장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느끼는 건, 기름 1리터를 살 때 순수한 기름값은 절반도 안 된다는 사실뿐입니다.

영수증에는 이 내역이 안 나옵니다. "휘발유 45.3L × 1,658원 = 75,107원"으로만 찍힙니다. 26장을 모아서 계산하지 않았으면 연간 109만원을 세금으로 내고 있다는 걸 몰랐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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