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영수증을 한 달 동안 안 버리고 모았더니 보이는 것들
한 달 전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을 볼 때마다 영수증을 받는데, 총액만 확인하고 바로 구기거나 버렸습니다.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2월 한 달만 안 버리고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8장의 영수증
2월 한 달 동안 마트에 간 횟수는 8번이었습니다. 주 2회 꼴. 영수증 8장을 봉투에 넣어두고, 월말에 꺼내서 하나씩 펼쳐봤습니다.
첫 번째 영수증부터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하단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과세 물품 18,200원
부 가 세 1,820원
면세 물품 27,600원
같은 카트에 넣었는데 세금이 붙은 것과 안 붙은 것이 나뉘어 있었습니다. 8장 전부 이 구분이 있었고, 한 번도 눈여겨본 적이 없었습니다.
면세와 과세의 기준
찾아보니 기준은 단순했습니다. 가공하지 않은 식품은 면세, 가공된 식품은 과세.
쌀, 채소, 고기, 달걀, 생선 — 면세. 라면, 과자, 음료수, 소시지 — 과세(부가세 10%).
재미있었던 건 경계선에 있는 품목들이었습니다. 영수증을 들여다보면서 "이건 면세였어?"라고 놀란 것들:
- 두부 → 면세. 그런데 순두부찌개 밀키트 → 과세.
- 흰 우유 → 면세. 초코우유 → 과세.
- 생수 → 면세. 탄산수 → 과세.
- 냉동 생닭 → 면세. 치킨너겟 → 과세.
같은 닭인데 튀김옷을 입히는 순간 세금이 붙습니다. 영수증에서 품목 옆에 * 표시가 있으면 면세인 마트가 많았는데, 이걸 알고 나니 장볼 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 부가세 총액을 더해봤다
8장의 영수증에서 "부가세" 줄만 뽑아서 더했습니다.
| 날짜 | 총 결제액 | 과세 물품 | 면세 물품 | 부가세 |
|---|---|---|---|---|
| 2/1 | 45,800원 | 18,200원 | 27,600원 | 1,820원 |
| 2/5 | 62,300원 | 31,500원 | 30,800원 | 3,150원 |
| 2/8 | 38,900원 | 12,100원 | 26,800원 | 1,210원 |
| 2/12 | 71,200원 | 28,700원 | 42,500원 | 2,870원 |
| 2/15 | 52,600원 | 22,400원 | 30,200원 | 2,240원 |
| 2/18 | 43,100원 | 19,800원 | 23,300원 | 1,980원 |
| 2/22 | 58,400원 | 25,600원 | 32,800원 | 2,560원 |
| 2/26 | 49,700원 | 20,300원 | 29,400원 | 2,030원 |
| 합계 | 422,000원 | 178,600원 | 243,400원 | 17,860원 |
한 달 장보기에서 부가세로 나간 돈이 17,860원이었습니다. 1년이면 약 21만원.
그리고 예상 밖이었던 건, 면세 비율이 **57.7%**로 꽤 높았다는 점입니다. 신선식품 위주로 사는 편이라 그런 것 같은데, 가공식품 비율이 높은 집이면 이 비율이 뒤집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인에 대해 알게 된 것
영수증을 자세히 보니, 할인도 종류가 달랐습니다.
어떤 건 품목 바로 아래에 마이너스 금액이 찍혀 있었고(행사할인), 어떤 건 맨 아래 결제 정보 쪽에 따로 표시되어 있었습니다(카드할인). 포인트를 쓴 날은 "포인트 차감"이라는 별도 줄이 있었습니다.
할인과 관련해서 하나 더. 부가세는 할인 후 금액에 붙습니다. 10,000원짜리 과자가 20% 할인되면, 8,000원이 과세 기준이 됩니다. 할인을 많이 받을수록 부가세도 줄어드는 건데, 금액 자체가 워낙 작아서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한 달 후
이 실험 아닌 실험을 하고 나서 달라진 건 하나입니다. 영수증을 바로 안 버리게 됐습니다. 총액만 보던 습관이 바뀌어서, 이제는 하단의 면세/과세 비율을 한번 훑어봅니다.
거기서 대단한 절약 팁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번 주는 가공식품을 많이 샀구나", "이번 달은 면세 비율이 높네" 같은 감이 생깁니다. 숫자로 보면 내 소비 패턴이 그냥 느낌이 아니라 데이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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